비건 베이커리 창업을 결심한 후, 하루하루의 준비 과정은 마치 작은 모험의 연속이었다. 막연한 아이디어가 구체적인 현실로 바뀌기까지, 그 안에는 수많은 고민과 선택, 도전이 있었다. 처음에는 '창업'이라는 단어조차 막연하고 멀게 느껴졌지만, 이제는 하나씩 조각을 맞춰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 글에서는 내가 어떤 순서로 무엇을 준비했는지, 비건 베이커리 창업이라는 목표를 위해 지나온 시간들을 브이로그처럼 생생하게 기록해보려 한다. 누군가에게는 작은 참고가 될 수도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나만의 브랜드 콘셉트를 만드는 시간
창업의 시작은 ‘무엇을 팔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에서부터 출발했다. 나는 단순히 비건이라는 키워드만으로 승부하고 싶지 않았다. '동물성 재료를 쓰지 않는다'는 사실 외에도, 나만의 미감과 감성이 담긴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브랜드 콘셉트 잡기였다. 노트 한 권을 마련해 내가 만들고 싶은 디저트의 이미지, 색감, 브랜드 이름 후보, 포장 디자인 아이디어 등을 자유롭게 적어보았다. 중간중간 내가 좋아하는 카페나 베이커리의 사진도 오려 붙이고, 비건을 넘어 '지속가능한 달콤함'을 전하고 싶다는 키워드도 메모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먹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디저트’, ‘자연을 생각하는 베이커리’라는 방향성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갔다.
부지 선정과 장비 탐색, 현실적인 고민의 시작
콘셉트를 어느 정도 정리한 후, 다음은 공간에 대한 고민이었다. 아직 오프라인 매장을 바로 열 자신은 없었기에, 홈베이킹으로 시작해 소규모 온라인 판매를 목표로 했다. 하지만 이 역시 단순한 집에서의 베이킹과는 차원이 달랐다. 우선 위생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작업 공간이 필요했고, 주방 구조를 일부 개조하는 것도 고려해야 했다. 오븐, 믹서기, 냉장고, 반죽기 등 필수 장비들의 사양과 브랜드를 비교하고, 중고로 구할 수 있는지부터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실제 창업자들의 유튜브 영상이 많은 도움이 되었고, 커뮤니티에서 나눠주는 장비 추천표도 참고했다. 동시에 내가 사용할 주요 재료들을 어디에서, 어떤 조건으로 구매할 수 있을지도 함께 조사했다. 비건 재료는 일반 재료보다 공급처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가격과 품질, 배송 가능 여부까지 하나하나 체크해야 했다. 이 부분은 창업 이후에도 계속 이어질 중요한 영역이라 지금도 꾸준히 정리 중이다.
온라인 판매 준비: 인허가와 스마트스토어 개설까지
제과 기능사 연습과 메뉴 개발을 병행하며, 본격적인 판매를 위한 준비도 시작했다. 홈베이커리라도 식품위생법에 따라 ‘식품제조가공업’ 신고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지역 보건소에 문의하여 신청 절차를 안내받았다. 서류 준비와 위생 교육 이수, 현장 점검 등 절차가 꽤 까다로웠지만, 이 과정을 거치면서 창업에 대한 실감이 더해졌다. 인허가를 마친 후에는 판매 플랫폼을 고민했다. 쿠팡이츠, 마켓컬리, 배달의민족 등의 입점 조건도 검토해봤지만, 초반에는 스마트스토어로 시작하는 것이 현실적이었다. 제품 설명 페이지를 구성하고, 제품 사진을 찍기 위해 조명을 설치하고 촬영 연습도 했다. 한 장의 사진에 어떤 분위기를 담을 것인가, 브랜드 이미지와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하는 고민은 생각보다 깊고 오래 갔다. 지금은 스마트스토어 오픈을 앞두고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는 단계이며, 첫 판매일에는 친구들과 지인들을 대상으로 프리오더 형식의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창업은 어느 날 갑자기가 아니라, 매일 조금씩 쌓이는 시간이다
비건 베이커리 창업을 준비하면서 깨달은 가장 큰 교훈은, ‘창업은 단번에 완성되는 일이 아니다’라는 점이다. 한 발짝 나아가면 다음 걸음이 보이고, 실수하고 돌아가면 그 안에서 배움이 생긴다. 기록을 남기고 하나씩 정리해가면서 내 브랜드의 골격이 단단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아직 창업의 완성 단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여정의 중간쯤에 서 있다. 하지만 하루하루의 준비가 결국 나만의 가게, 나만의 공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은 변하지 않는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같은 꿈을 꾸고 있다면, 조급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브이로그처럼 하루하루를 기록하고, 나만의 속도로 단단히 걸어가면 된다. 이 기록 역시 그 여정의 일부이자, 나의 작은 발자국이다.
첫 판매를 준비하면서, 나는 다시 한번 ‘내가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에 대해 되짚어보게 되었다. 단순히 비건 제과를 만들고 파는 것을 넘어서, 사람들의 삶 속에 작지만 기분 좋은 영향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더 선명해졌다. 비건이라는 단어가 아직은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맛있어서 먹는 디저트가 우연히 비건이었다'는 경험을 만들어주는 것이 나의 궁극적인 목표였다. 이 목표를 위해 제품 하나하나에 정성을 들이고, 포장 디자인과 안내 문구에도 따뜻한 감성을 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첫 번째 판매 제품으로 어떤 메뉴를 선택할지 고민이 많았다. 너무 생소한 재료보다는 익숙하면서도 비건의 매력을 잘 보여줄 수 있는 메뉴를 고르고 싶었다. 그 결과, 고소한 두유 스콘과 무설탕 무계란 초코칩 쿠키, 그리고 바나나 브레드를 메인으로 구성했다. 이 제품들은 지인 시식단을 통해 여러 차례 피드백을 받았고, 보관 기간과 배송 안정성까지 테스트한 후 최종 확정한 메뉴들이다. 단순히 맛있는 것을 넘어서, 받은 사람이 감동할 수 있도록 꼼꼼하게 포장하고, 제품 하나하나에 이름과 이야기를 붙였다. 예를 들면 초코칩 쿠키는 ‘처음 만나는 비건 디저트’라는 이름을 붙여, 누구나 편하게 접할 수 있는 느낌을 주도록 했다.
이제 남은 것은 용기와 실행뿐이다. 아무리 준비를 잘해도, 판매를 시작하는 그 순간에는 긴장감과 두려움이 따라온다. 내가 만든 제품을 누군가가 구매한다는 건 설레면서도 무서운 일이다. 혹시 실망하지는 않을까, 내가 놓친 부분이 있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머리를 스치지만, 결국 이런 감정들까지도 창업의 일부라는 걸 받아들이기로 했다.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중요한 건 계속 배우고, 반응을 듣고, 조금씩 성장해나가는 일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테스트 판매 결과를 바탕으로 정식 판매 라인을 정비하고, 비건 디저트 클래스도 함께 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스마트스토어 운영에 집중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로컬 마켓이나 플리마켓에도 참가해 사람들과 직접 소통하며 브랜드를 알리고 싶다. 그 과정에서 블로그를 통해 계속해서 나의 기록을 공유할 생각이다. 나 혼자만의 여정이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길잡이가 되고, 또 누군가에게는 공감이 되는 이야기가 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