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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베이커리

비건 제과기능사 준비하기, 가능할까? 나의 도전기

by 건강한베이커리쟁이 2025. 7. 31.

비건 제과기능사 준비하기, 가능할까? 나의 도전기
비건 제과기능사 준비하기, 가능할까? 나의 도전기


 제과기능사는 베이커리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기본적인 자격 중 하나로 여겨진다. 그런데 비건 베이커리를 만들고 싶은 나에게 이 자격증은 꼭 필요할까? 만약 필요하다면, 동물성 재료 없이도 충분히 연습이 가능할까? 이런 고민을 하며 나는 비건 제과기능사라는 새로운 도전에 발을 들였다. 아직 공식적인 '비건 제과기능사'는 존재하지 않지만, 비건 재료로 제과기능사 항목을 연습하고 공부하는 것은 충분히 가치 있는 경험이었다. 이 글에서는 내가 왜 이 자격증을 준비하게 되었는지, 비건 재료로 실습하며 느낀 점들, 그리고 나만의 공부 팁을 나눠보려 한다.

제과기능사, 꼭 필요한 자격일까?

 비건 베이커리 창업을 목표로 한다면 제과기능사가 필수 자격은 아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반죽, 제과 용어, 도구 사용법을 체계적으로 익히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처음부터 혼자 비건 레시피를 개발하려고 하면 시행착오가 많을 수 있는데, 제과기능사 커리큘럼을 통해 기초를 다져두면 안정적인 응용이 가능하다. 또한 고객에게 신뢰를 주기 위한 자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나의 경우, 창업을 앞두고 내 실력을 객관적으로 점검하고 싶어 이 자격증에 도전하게 되었다.

비건 재료로 실습해도 괜찮을까?

 제과기능사 실기시험은 엄연히 동물성 재료를 기준으로 출제된다. 그러나 내가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비건 버터, 식물성 크림, 아쿠아파바(병아리콩 물) 같은 대체재를 사용하여 충분히 연습이 가능했다. 물론 질감이나 맛에서 완전히 같을 수는 없지만, 기본적인 반죽의 흐름이나 성형, 시간 관리 등을 익히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다만 머랭이나 카스텔라 같은 제품에서는 아쿠아파바나 식물성 계란 대체재의 특성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다. 실패도 많았지만, 그 과정에서 비건 제과에 대한 이해가 훨씬 깊어졌다.

나만의 비건 제과기능사 공부법

 우선 유튜브나 블로그에 있는 제과기능사 실기 영상을 참고하면서 시험 항목별로 실습을 시작했다. 동시에 각 항목에 필요한 재료를 비건으로 바꾸는 작업이 필요했다. 예를 들어 우유는 귀리우유로, 버터는 무염 비건 마가린으로, 계란은 아쿠아파바로 대체했다. 재료별 특성을 엑셀에 정리해두고 어떤 조합이 잘 맞는지 기록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 이 과정을 통해 일반적인 제과 재료보다 민감한 식물성 재료의 특성을 몸으로 익힐 수 있었고, 나중에 내 베이커리 제품을 개발할 때도 큰 자산이 될 것 같았다.

 그렇게 비건 재료로 연습하는 과정은 단순히 자격증 준비를 넘어, 제과 전반에 대한 나만의 철학을 만들어가는 시간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머랭 쿠키를 만들면서 겪은 어려움이었다. 계란 흰자 대신 병아리콩 통조림 물을 휘핑해 아쿠아파바 머랭을 만들었는데, 온도나 습도에 따라 휘핑 시간이 달라지고, 머랭이 꺼지거나 물이 생기기 일쑤였다. 처음에는 실패할 때마다 자신감을 잃었지만, 몇 번의 시도 끝에 가장 적절한 믹싱 시간과 설탕의 타이밍을 기록해두면서 점점 안정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결국 이 실패들이 나에게 ‘이 재료는 이런 성질이 있구나’ 하는 감각을 심어줬고, 그건 어느 제과 책에도 없는 소중한 내 노하우가 되었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것은 ‘파운드케이크’ 항목을 연습할 때였다. 버터와 달걀, 우유가 중심이 되는 제품이라 비건 버전으로 재현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오히려 이 도전이 비건 파운드케이크 개발의 출발점이 되었다. 무염 비건 마가린과 바나나 퓨레, 귀리우유를 조합하여 만든 반죽은 생각보다 촉촉했고, 표면도 잘 갈색으로 익어주었다. 이 레시피는 이후 지인들에게 나눠줬을 때 반응도 좋았고, 내가 앞으로 메뉴에 넣고 싶은 대표 제품이 되었다.

 물론 비건 제과기능사 준비는 현실적인 한계도 분명했다. 가장 큰 문제는 재료비였다. 대체재는 대부분 일반 재료보다 가격이 높고 유통기한도 짧은 경우가 많다. 특히 비건 생크림이나 고급 아몬드가루, 유화제 등이 들어간 대체 버터는 연습에 부담이 되는 수준이었다. 그래서 나는 연습용과 테스트용을 구분해서 조절하기 시작했다. 실제 시험을 염두에 두고 모양과 공정 위주로 연습할 때는 저렴한 대체재로 연습하고, 최종적으로 맛이나 식감을 테스트할 때는 고급 비건 재료를 쓰는 방식으로 분리한 것이다. 이렇게 하면 예산도 조절하고, 실력도 골고루 향상시킬 수 있었다.

 또한 '이게 과연 시험에 도움이 될까?' 하는 회의감도 들 수 있다. 실제 시험장에서는 비건 재료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비건 연습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지 고민되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이 연습이 단지 자격증을 따기 위한 게 아니라, 내 창업 방향에 맞는 실력을 기르기 위한 시간이라는 걸 상기하면서 중심을 잡았다. 제과기능사의 항목들을 비건식으로 바꿔보는 이 과정이야말로, 내가 앞으로 어떤 제품을 만들고 싶은지를 명확히 정리해주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결과, 나는 비건 제과기능사라는 이름은 없어도, ‘비건 기반의 제과 실력’을 갖춘 준비된 사람으로 조금씩 성장할 수 있었다. 내가 만든 비건 타르트, 머핀, 스콘은 단순한 ‘대체품’이 아니라 고유의 맛과 식감을 가진 나만의 제품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 시작점이 제과기능사 준비 과정이었다는 점에서, 이 경험은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다.

 앞으로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비건 베이커리에서 실제로 판매할 수 있는 상품군을 개발하고, 고객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작은 테스트 판매도 계획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프리오더 형식으로 시작해보고, 반응이 좋은 제품을 위주로 메뉴를 구성할 생각이다. 그 기반이 된 것이 바로 ‘비건 제과기능사 연습’이라는 점이 참 흥미롭다. 단순한 자격증 취득의 목적을 넘어, 나만의 브랜드 철학과 방향성을 찾는 여정이었다고 생각한다.

 비건 제과기능사, 불가능하지 않다

 비건 베이커리를 꿈꾸며 제과기능사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분명한 가치가 있었다. 비록 시험장에서는 동물성 재료를 사용해야 할 수 있지만, 준비 과정에서 쌓은 경험은 내 제품의 기초가 되었고, 나만의 방향성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앞으로도 '비건 버전 제과기능사'라는 개념이 더 널리 퍼졌으면 좋겠고, 같은 길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겪은 시행착오들이 작은 참고가 되길 바란다. 비건 제과도 충분히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고, 그 길을 가는 사람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내 다음 도전은 비건만을 위한 디저트 메뉴 개발이다. 그리고 그 기록은 계속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