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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로 시작하는 나의 작은 빵집 브랜딩 이야기

by 건강한베이커리쟁이 2025. 7. 24.

 나는 아직 가게 문을 열지 못한 예비 사장님이다. 하지만 빵집을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이 SNS 계정을 만드는 일이었다. 빵을 굽는 연습만큼 중요한 게 바로 ‘내 가게를 어떻게 알릴 것인가’였다. 특히 비건 베이커리는 대중에게 아직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SNS는 더더욱 중요한 창구가 된다. 그래서 오늘은 내가 비건 베이커리를 준비하면서 SNS 계정을 어떻게 시작했는지, 어떤 고민을 했는지 정리해두려 한다. 나처럼 작은 빵집을 꿈꾸는 누군가에게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SNS로 시작하는 나의 작은 빵집 브랜딩 이야기
SNS로 시작하는 나의 작은 빵집 브랜딩 이야기

 

 첫 번째는 어떤 SNS 채널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었다.

 나는 인스타그램, 블로그, 그리고 오픈채팅방까지 세 가지를 동시에 운영해보기로 했다. 인스타그램은 사진이 중심이라 빵 사진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고, 빠르게 팔로워와 소통할 수 있다. 블로그는 좀 더 긴 이야기를 기록할 수 있고, 구글 검색에 노출되기 때문에 가게를 찾는 사람들에게 신뢰감을 준다. 마지막으로 오픈채팅은 아직 가게가 없을 때부터 작은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어서 좋았다. 처음에는 ‘하나만 잘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실제로 운영하다 보니 각 채널마다 강점이 달라서 함께 활용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었다.

인스타그램을 시작할 때는 계정 이름부터 고민이 컸다. 가게 이름이 아직 없는데 계정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임시로 ‘김OO 비건 베이커리 준비중’이라는 식으로 계정을 열고, 프로필에는 ‘2025년 봄 오픈 목표’라고 적었다. 이 한 줄만으로도 아직 가게는 없지만 진짜 준비하고 있다는 신뢰를 줄 수 있었다. 해시태그도 중요하다. #비건베이커리 #비건빵 #소규모빵집준비중 같은 태그는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찾아오게 해준다. 사진은 연습한 빵 사진, 실패한 반죽, 오늘 산 재료, 가끔은 다녀온 빵집 탐방기까지 올렸다. 완성된 빵 사진만 올리는 것보다 ‘과정’을 보여주는 게 내 계정을 더 진정성 있게 만들어줬다.

두 번째는 콘텐츠 계획이었다.

 빵집 SNS라면 당연히 예쁜 빵 사진이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막상 시작해보니 사진만으로는 부족했다. 내가 직접 빵을 굽는 모습, 실패한 반죽, 재료를 사러 시장에 간 이야기, 새로운 레시피 실험기까지… 사람들은 결과물보다 과정을 더 좋아했다. 나도 평소 다른 빵집 계정을 팔로우할 때 완벽한 빵 사진보다 ‘이 빵이 어떻게 만들어졌을까’를 궁금해했다는 걸 떠올렸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짧은 영상이나 슬라이드를 만들어 과정을 공유하기로 했다. 때로는 영상 속에서 목소리로 설명도 담았다. 이게 처음엔 부끄러웠는데, 댓글로 ‘정성이 느껴져요’, ‘빵 냄새가 나는 것 같아요’라는 반응이 오면 큰 힘이 됐다.

블로그는 좀 더 길게 쓸 수 있어서 좋았다. 인스타그램에서는 다 못 담는 내 마음, 실패담, 반성, 앞으로의 계획 같은 것을 블로그에 적었다. 검색해서 들어오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키워드도 신경 썼다. ‘비건 빵집 창업 준비’, ‘소규모 베이커리 오픈 방법’ 같은 제목을 달아두면 비슷한 꿈을 가진 사람들이 내 글을 찾아와서 댓글로 응원해줬다. SNS는 결국 나 혼자 홍보하는 게 아니라, 같은 길을 가는 사람과 연결되는 통로라는 걸 느꼈다.

세 번째는 손님과 소통하는 방법이었다.

 나는 아직 빵을 팔고 있지 않지만, 팔로워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이 빵은 언제 먹을 수 있나요?’ 같은 메시지가 온다. 처음엔 ‘아직 준비 중인데…’라는 대답이 조금 부끄러웠다. 그런데 오히려 솔직하게 ‘아직 레시피를 완성 중이에요. 같이 기다려주세요!’라고 답하면 더 큰 응원이 돌아왔다. 그래서 요즘은 작은 이벤트도 하고 있다. ‘시식단 모집’, ‘빵 이름 같이 지어주세요’, ‘굿즈 디자인 투표해주세요’ 같은 참여형 콘텐츠다. 준비 중인 사람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지만, 이렇게 작은 참여로 손님이 내 빵집에 애정을 느끼게 하면 훗날 단골로 이어진다고 믿는다.

 SNS를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한 건 정직함과 꾸준함이라고 생각한다. 가끔은 ‘오늘도 실패했다’는 글을 올리기도 한다. 이런 글에 사람들이 더 많은 공감을 보내준다. 완벽한 빵 사진만 올리면 멋있을 순 있지만, 진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빵집이 어떤 가치를 담고 있는지는 전해지지 않는다. 그래서 오늘도 조금은 서툴러도 솔직한 이야기를 남긴다. 팔로워 수가 적어도 상관없다. 진짜 내 빵을 좋아해줄 단 한 사람이 내 계정을 보고 기다려준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나는 앞으로도 SNS에 나의 빵집 준비기를 계속 기록할 것이다. 빵집이 열리고 나서도 꾸준히 손님과 소통하는 공간으로 키워나갈 것이다. 작은 빵집이라도 SNS 하나로 세상과 연결될 수 있다는 걸 매일 느낀다. 언젠가는 이 계정을 보고 찾아온 손님이 내 빵을 맛보고, 다시 집에 돌아가 SNS에 내 빵 사진을 올려줄 날을 기다린다. 오늘도 오븐 앞에서 구워낸 빵 사진 한 장을 올리며, 내 소소한 이야기 하나를 보탠다. 이 기록들이 모여 언젠가 내 빵집만의 브랜드가 될 거라 믿는다.

 사실 SNS를 시작하고 나서 가장 힘들었던 건 ‘내가 뭘 올려야 하지?’라는 고민이었다. 빵이 매일 같을 수도 있고, 비슷한 사진이 반복되면 팔로워가 흥미를 잃을까 봐 걱정됐다. 그래서 처음에는 일부러 빵과 전혀 상관없는 일상을 올려본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때 깨달았다. 나에게 필요한 건 ‘내 빵집을 좋아할 사람들과 이어질 수 있는 이야기’지, 무작정 팔로워 수를 늘리는 게 아니라는 걸. 그래서 요즘은 빵에 조금이라도 연결될 수 있는 콘텐츠라면 어떤 주제든 자유롭게 올리려고 한다. 예를 들어 빵집에 어울릴 만한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하거나, 비건 재료를 사러 다녀온 시장 풍경을 담는다. 또 요즘은 손글씨로 짧은 빵 관련 문구를 써서 사진에 곁들이기도 한다. 이런 작은 디테일이 내 계정을 좀 더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SNS 운영을 하면서 배우는 또 하나의 큰 점은 ‘반응을 너무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어떤 글은 공들여 찍고 썸네일까지 만들어서 올렸는데 반응이 적고, 어떤 글은 대충 찍은 빵 반죽 사진 하나가 갑자기 좋아요가 많을 때도 있다. 이런 예측 불가능함 덕분에 처음엔 지치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즐기려고 한다. 결국 중요한 건 계속 올리고, 꾸준히 소통하는 거라는 걸 깨달았다. 완벽한 사진 한 장보다는 내 이야기가 담긴 사진 여러 장이 더 힘이 된다.

 앞으로는 SNS를 통해 작은 온라인 이벤트를 더 자주 해보고 싶다. 빵집이 열리기 전부터 ‘나의 첫 손님’을 만나는 느낌으로, SNS 팔로워 중 일부를 시식단으로 초대해 시제품을 보내고 솔직한 피드백을 받아볼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내 빵에 대한 믿음도 커지고, 부족한 점도 알게 된다. 또 시식단의 후기가 자연스럽게 SNS에 공유되면 입소문 효과도 난다. 이건 작은 빵집이라서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마케팅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아직 SNS 전문가가 아니다. 사진도 전문 장비가 아닌 휴대폰으로 찍고, 영상 편집도 서툴다. 하지만 그게 오히려 장점일 수 있다고 믿는다. 너무 완벽한 계정보다는, 사람 냄새 나는 계정이 더 오래 기억된다. 언젠가 내 계정을 팔로우하던 사람이 진짜 손님으로 찾아와 “계정에서 봤던 그 빵, 직접 먹어보니 더 맛있네요”라고 말해주면 그게 가장 큰 보람일 것이다.

지금은 작은 시작이지만, 언젠가는 SNS가 내 가게의 또 다른 얼굴이 되어 손님들과 매일 대화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라길 바란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기록하고, 작은 이야기 하나라도 꾸준히 쌓아간다면 그게 내가 만들고 싶은 빵집의 진짜 힘이 될 거라 믿는다. 오늘도 새로운 빵을 굽고, 한 장의 사진과 짧은 이야기를 준비해본다. 나의 빵과 나의 이야기가 사람과 이어지는 그 순간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