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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빵집을 더 특별하게 만드는 굿즈 & 포장 아이디어

by 건강한베이커리쟁이 2025. 7. 23.

비건 빵집을 더 특별하게 만드는 굿즈 & 포장 아이디어
비건 빵집을 더 특별하게 만드는 굿즈 & 포장 아이디어

 

 나는 언젠가 내 빵집을 열면 손님들에게 단순히 빵만 파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빵이 맛있고 신선한 건 기본이고, 그 이상의 무언가를 손님들이 느끼고 가길 바란다. 그래서 요즘 창업을 준비하면서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굿즈와 포장이다. 빵집에서 굿즈라니 조금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최근에는 작은 동네 빵집도 자신만의 굿즈나 포장을 통해 손님들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남기고 있다. 특히 비건 베이커리라면 ‘환경을 덜 해치는 소비’를 지향하는 손님들이 많기 때문에 굿즈나 포장은 그 자체로 메시지가 된다. 오늘은 내가 직접 준비하고 싶은 굿즈 아이디어와 포장 디자인 계획을 정리해보려 한다. 아직은 머릿속에만 있는 계획이지만, 이 기록이 나중에 내 가게의 정체성을 만들어줄 거라 믿는다.

 

첫 번째는 내가 가장 만들고 싶은 굿즈, 바로 다회용 빵 파우치다.

 빵집을 다니다 보면 작은 비닐봉투에 빵을 담아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위생적이고 편리하지만, 매번 버려지는 비닐의 양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 그래서 나는 손님들이 빵을 살 때마다 간편하게 쓸 수 있는 파우치를 제작해보고 싶다. 천 소재로 가볍게 세탁이 가능하고, 접으면 가방 안에 쏙 들어가는 파우치라면 실용성이 높을 거라 생각한다. 빵 모양 작은 자수를 넣거나, 내 가게 로고를 귀엽게 박으면 파우치 하나만으로도 내 빵집을 떠올릴 수 있다. 손님이 파우치를 가져올 때마다 적립금을 주거나, 소소한 쿠키를 덤으로 드리는 방법도 생각 중이다. 이렇게 하면 포장 쓰레기를 줄일 수 있고, 손님도 작은 혜택을 받으니 서로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

두 번째는 굿즈를 넘어서 손님에게 ‘추억’을 남길 수 있는 포장 디자인이다.

 빵은 대부분 테이크아웃으로 팔리기 때문에 빵집의 첫인상이 포장지로 결정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빵을 담는 봉투나 박스에도 신경 쓰고 싶다. 예쁘고 화려한 포장보다는 자연스러운 색감과 친환경 재질을 우선으로 하고, 간단한 메시지를 담아보려 한다. 예를 들어 ‘오늘도 착한 빵을 선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같은 짧은 문구만 있어도 손님들은 내가 어떤 마음으로 이 빵을 굽고 파는지 느낄 수 있다. 계절이나 기념일에 따라 스티커나 포장 띠지를 바꿔보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작지만 작은 변화가 손님에게는 신선한 재미가 된다. 그리고 SNS 인증샷에도 잘 어울린다. 빵집에 다녀온 기억이 SNS에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내 가게가 또 다른 손님에게 알려질 수 있으니까, 작은 포장 하나에도 브랜드가 담긴다고 생각한다.

세 번째는 조금 더 욕심내서 생각해본 빵집 굿즈 아이디어다.

 많은 사람들이 빵을 사러 올 때 커피나 음료를 함께 사간다. 그래서 나는 빵집에서만 쓸 수 있는 머그컵이나 텀블러도 만들고 싶다. 단골 손님이라면 집에서도 내 가게 굿즈를 쓰면서 나를 떠올릴 수 있고, 친구에게 선물하기도 좋다. 머그컵에는 내 가게 이름과 작게 빵 일러스트를 넣고, 텀블러는 카페 음료 할인과 연결하면 더 활용도가 높아진다. 여기에 간단한 빵 스티커 세트나 빵집 에코백까지 제작하면, 빵을 사는 경험이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하나의 ‘브랜드 경험’이 된다. 물론 이런 굿즈는 제작비가 들어가고, 재고 관리도 쉽지 않다. 하지만 빵집에 찾아온 손님이 작은 굿즈 하나로 기분 좋은 추억을 만든다면 그만한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굿즈나 포장을 고민하면서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문제는 비용과 보관이다. 빵집은 원재료나 반죽 도구만으로도 공간이 좁은데 굿즈 재고까지 쌓아두려면 더 넓은 창고가 필요하다. 또 작은 빵집에서 굿즈를 소량만 제작하면 단가가 비싸고, 대량으로 만들자니 다 팔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그래서 나는 초반에는 굿즈를 무조건 판매용으로만 만들기보다는 이벤트나 사은품처럼 활용해볼 생각이다. 예를 들어 가오픈 기간에 빵을 사면 한정 수량으로 파우치를 증정한다거나, 단골 손님에게 적립 도장 대신 스티커 굿즈를 준다거나. 이렇게 하면 굿즈가 재고로 쌓이지 않고, 손님도 내가 준비한 정성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나중에 반응이 좋으면 그때 본격적으로 제작 수량을 늘려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는 손님과 함께 굿즈를 만든다는 아이디어다.

 예를 들어 빵집 오픈 전에 SNS로 파우치 디자인이나 스티커 문구를 같이 투표하거나, 머그컵에 들어갈 그림을 공모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손님들이 자연스럽게 내 빵집의 작은 브랜드 팀이 되어준다. 내가 혼자 상상한 것보다 훨씬 더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손님들도 참여하면서 애정을 느낀다. 사실 요즘 작은 브랜드들이 굿즈를 만드는 과정을 보면 다 이렇게 ‘같이 만드는 재미’를 살리는 경우가 많다. 굿즈는 결국 작은 수익보다 ‘손님이 내 브랜드를 기억하는 방식’이니까, 나도 이 점을 꼭 살리고 싶다.

또 한 가지는 굿즈 판매 수익의 일부를 좋은 곳에 쓰는 방법이다. 내가 만드는 빵은 비건 빵이고, 포장도 제로웨이스트를 지향한다. 그래서 굿즈도 단순한 판매로 끝나지 않고 작은 기부나 환경 캠페인으로 연결되면 좋겠다. 예를 들어 파우치 하나를 팔면 금액의 일부는 지역 유기동물 보호소에 기부한다거나, 종이봉투 대신 다회용 파우치를 쓰면 환경단체 후원으로 적립되는 시스템도 생각해봤다. 이런 연결 고리가 있다면 손님은 단순히 굿즈를 사는 게 아니라 ‘같이 착한 소비를 한다’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나도 빵을 굽는 일에만 머물지 않고, 작은 변화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자부심이 생길 것이다.

 결국 굿즈는 빵집의 수익을 조금 더하는 수단이 아니라 손님과 나를 연결해주는 하나의 매개체라고 생각한다. 빵을 사서 먹고 끝나는 게 아니라, 그 빵이 담겼던 파우치를 다시 들고 오고, 파우치를 본 친구가 어디서 샀냐고 물어보고, 그렇게 내 빵집을 기억해주는 것. 그게 내가 굿즈를 준비하는 이유다. 오늘도 작은 디자인과 문구를 머릿속으로 그려보면서 언젠가 이 굿즈가 내 빵집 쇼케이스 한켠에 놓여 있을 날을 기대해본다.

 내가 굿즈와 포장을 고민하는 이유는 단순히 예쁘고 귀여운 것을 만들어서 팔고 싶어서가 아니다. 빵집이라는 작은 공간에도 브랜드라는 이야기가 담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작은 빵 파우치 하나, 간단한 문구가 들어간 포장지 하나, 직접 고른 머그컵 하나에도 내 가치관이 담겨 있다면 손님은 그 마음을 알아주고 다시 찾아올 거라 믿는다. 사실 지금은 이런 굿즈를 제작할 예산도, 판매할 매장도 없다. 하지만 블로그에 이렇게 하나씩 아이디어를 적어두고 기록해두면, 언젠가 가게를 열 때 훨씬 구체적으로 실행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 기록을 보는 누군가가 나와 같은 꿈을 가지고 있다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란다. 빵을 만들고 파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내 빵집만의 작은 굿즈와 포장으로 손님과 더 오래, 더 따뜻하게 연결될 수 있기를 오늘도 바래본다.